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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후기

[7월 3일 강의후기] 모든 여성은 이주한다

[7 3일 강의후기] 모든 여성은 이주한다

 

이주민들이 많이 이동하고 있는 파주, 김포 등으로 함께 이동하며 현재 아시아기록문화연구소 차미경 소장님께서 이주여성을 주제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차미경 소장님은 다음 세대들이 이주를 돌아보고 싶을 때 찾아볼 수 있도록 세계이주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기록 아카이빙 작업으로 바쁘심에도 불구하고, 고양인권학교를 찾아주셨습니다. 아래에 강의내용을 함께 나눕니다.

 

 

 

이 사진은 참정권운동을 했던 여성들의 모습입니다. 다음으로 나눌 것은 3.8세계여성의날 행사 포스터인데요, 유심히 보면 1991년의 행사와 2013년 행사의 포스터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모스크바 등에서는 3.8여성의날을 사회나 가정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기념하지만, 1983년 당시 한국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이주한 여성들이 한국에서는 왜 그러느냐고 질문을 받을 정도였지요. 흔히 이주여성들은 우리보다 여성인권 등이 취약한 곳에서 이주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많습니다. 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을 넘으려면 본질적으로 우리 안의 편견을 파악해 보아야 합니다.

 

혹시 이주여성, 다문화여성 등으로 왜 여성을 구별하는지 궁금해하신 적 있나요? 국경을 넘어왔다고 해서 이주민이라고 해야 할까요? 실제로 나보다 더 오랫동안 고양시에 살아도 이주여성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04년부터 다문화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는데요, 문화가 다르면 문화를 배우며 이유 없이 이주민을 무서워하지 말자는 취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다문화라는 차별 요소(학벌,나이,결혼여부 등) 딱지가 하나 더 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어느 국가에서 왔는지에 따라 차별하기도 하고요. 관계가 쌓이기도 전에 어디에서 왔는지부터 물어보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다문화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동남아/국제결혼/나이많은 남자//외로울 것이다/고립될 것이다/언어 때문에 힘들어할 것 같다/불쌍하다/노동/검은 피부 등) 이 말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문화라는 말 속에 부정적인 요소가 많고, 후진국에서 왔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죠. 처음에는 나와 다른 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경험에서 관계에서 다문화를 습득한 것이 아니라, 국가가 주도해서 어느 날 다문화라는 화두를 던졌기 때문에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도 많습니다. 일단은 다문화라는 말 대신에 상대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가는 이주여성을 어떻게 대했을 까요? 이주여성은 결혼할 때 브로커를 통해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2013년 이주여성에게 처녀검사를 했던 것이 성추행으로는 유죄판결이 났지만, 처녀검사 자체는 무죄판결이 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가가 처녀검사를 용인한 꼴이 되어 더 늘어났습니다. 여성의 시민적 권리는 사라지고, 때가 되면 다문화를 축제 속에서 보여주면서 이주여성이 겪는 문제를 숨기고 있습니다. 한 시민을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그 여성이 이주한 과정을 숨기고 있습니다.

 

이주여성이 일하는 작업장안에서 서로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평등하게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계약서가 있습니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의 안전이나 차별예방 등을 위해, 평등의 목표를 위해 표준계약서를 만듭니다. 홍콩에서도 특히 여성 이주가사노동자가 많은데, 표준계약서 도입을 위해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포섭의 논리로 보여지는 여성으로서 동원하기에 급급합니다. 대만으로 이주한 중국 여성들은 정치세력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당적 권리로까지 확대해나가고 있지요.

 

 

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이 심한 한국 사회 내에서 이주여성들과 관계 맺는 일 자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사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친목모임 등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가 갖고 있는 편견들을 체크해 봐야 합니다.

 

각자 나를 움직이게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권리정의를 바꾼 여성들도 많습니다. 홍콩에서 가사노동을 했던 여성이 자신의 월급을 공개하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한 사회에서 소수자로 있는 사람들을 동화로 만들어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힘을 주기도 합니다. 가족을 구성할 권리와 가족에 대한 정의를 바꿔낸 여성도 있습니다.

 

 

 

원주민 이누이트족의 말에는 상대를 평가하는 훌륭하다는 말이 없습니다. 훌륭한 인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평등한 인간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죠.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행복추구권입니다. 당사자로서의 힘을 가진 나, 그리고 들이 연대할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행복하기 위해서, 폭력에 저항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