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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후기

[7월 10일 강의후기] 세월호 참사, 생명의 존엄과 안전

[7 10일 강의후기] 세월호 참사, 생명의 존엄과 안전

 

고양인권학교의 마지막 강의, ‘세월호 참사, 생명의 존엄과 안전이라는 주제로 세월호 국민대책위 김혜진 공동운영위원장이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5주간의 긴 여정의 마무리로 진행된 강의를 나눕니다.

 

 

김혜진 위원장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의 상임활동가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소위 말해 비정규직노동운동을 하는 단체의 활동가가 왜 416연대에 함께 하고 있는지 궁금해했습니다. 비정규직노동운동을 하는 곳이다 보니 비정규직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조사하는 사업을 하기도 하는데요, 철도 비정규직을 연구하다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KTX 정비를 하는 업체는 철도공사 노동자가 아닙니다. 코레일테크라는 용역업체의 직원이지요. 그런데 코레일테크 직원 중 90%정도가 비정규직입니다. 한국철도공사가 도급금액을 너무 조금밖에 주지 않기 때문에 직원들이 쉴새 없이 바뀝니다. 안정적인 기술자를 확보할 수가 없는거죠. 정비 자격기준을 가진 사람은 코레일테크에서 일하고 싶어하지 않다보니 근속연수가 6개월이 되지 않습니다. 안정적인 정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철도공사와 면담을 했습니다. 정비 일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월급을 더 달라는 요구를 할 것 같지만, 요구는 정비기술자의 자격기준을 낮춰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월급을 더 달라는 요구는 차마 하지 못한 것이죠. 안전을 위해 정비에 필요한 자격기준이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도 말입니다. 이 충격적인 사실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세상에 알려야 되는게 아닐까, 어떻게 알릴까. 하지만 부끄럽게도 이 일을 잊고 있었습니다. 416 참사를 경험하고 엄청난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배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우리나라 대중교통인 KTX가 얼마나 위험한지 단 한번이라도 글을 쓰거나 제보를 할 걸이라는 죄책감, 이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만회해보고 싶어서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KTX 승무원은 소화기를 쓸 권한이 없습니다. 승무원은 구급약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사고가 나서 아수라장이 되어 탈출할 때도 승무원은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가 없습니다. 구급약, 소화기, 마스터키 등을 다루는 것은 오로지 열차팀장만 할 수 있습니다. KTX에 승객을 제외하고 6명 정도가 타는데 승무원은 4명입니다. 다른 2명은 기관사와 열차팀장입니다. 하지만 열차팀장만 이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왜 일까요? 처음 KTX가 생길 때 KTX승무원을 지상의 스튜어디스라고 불렀습니다. 채용 당시 교육도 안전교육을 주되게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분들의 신분은 코레일관광개발이라는 용역회사의 직원이었습니다.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해도 비정규직으로 계약하고 임금도 적은 것에 대한 문제제기로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철도공사 입장에서는 소송에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열차팀장에게 업무 지시를 받고 보조하면 철도공사가 직접고용해야된다는 판결이 나올 것 같아 서비스와 안전매뉴얼을 완전히 다르게 분리했습니다. 그래서 승무원이 안전업무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여러 번의 사고과정을 보면 승무원이 긴급구조 및 안전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대신해서 들어온 열차팀장이 사고가 나서 어찔할 바를 모를 때 열차팀장 주머니에서 마스터키를 뺏어 문을 열고 탈출시켜도 그 승무원은 징계를 받을 일을 한 것입니다. KTX승무원은 안전매뉴얼 교육을 한번도 못받았다는 것을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7호차에 비상사다리가 있다는 소문은 들었으나 본적은 없고, 불안하니 성명서를 냈습니다. 세월호 승무원들처럼 되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승무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한 이유는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싶지 않아서였고, 그러다 보니 안전업무를 못하게 했습니다. 철도공사를 퇴직한 직원들이 KTX 승무원을 고용한 용역업체의 임원들입니다. 시민들의 안전과 노동자의 안전은 바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도 예견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생명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 세월호 참사입니다. 안전이 침해되고 사람이 불안전한 것과 상관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아도 참으라고 이야기하는 사회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무엇이 달라져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달라져야 하는 것은 딱 하나입니다. ‘사람이 돈 보다 더 중요하다는 그 가치를 다시 세우는 것.’ 그럼 도대체 사람이 더 중요한 세상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수히 많은 권리들 가운데, 안전의 권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안전이라는 말은 참 어렵습니다. ‘안전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cctv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cctv는 범죄로부터 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났을 때 누구의 책임인지를 가리기 위한 것입니다. 사실 누구의 책임인지를 가리는 일은 경찰의 일인데요, cctv는 경찰의 일을 줄어들게 하는 것이지 우리의 안전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안전은 안보입니다. 질서정연하게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을 의미하지요. 세월호에서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요구한 것이 가만히 있으라.’였습니다. 우리의 통제하에 질서정연하게 있는 것. 전문가들을 따르는 것은 때론 중요합니다만, 지금처럼 정부의 신뢰가 없을 때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무서운 말입니다. 지금의 정부는 안전을 안보의 개념으로 봅니다. 안전을 지켜야하는 주체는 정부이고, 시민은 안전의 대상인데, 시민이 안전을 요구하면 사회불안요소가 되고, 시민을 통제하고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안전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의 존엄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어떤 위험에도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 설령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하더라도 생명을 잃지 않는 것이 안전입니다. 본인의 노력으로 안전한 것은 안전이 아닙니다. 그런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생명을 잃지 않아야 안전한 것입니다. 한국의 공사하는 곳의 사진을 보면 묘기대행진을 보는 것처럼 두렵습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바닥이 막혀있는 안전한 조건에서 일을 하게 합니다. 자동차공장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독일의 공장에서는 나사가 박을 때가 되면 차가 뒤집어져서 사람이 앉은 자리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사람과 안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안전장치를 못 갖춰도 안전한 조치들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정부는 네가 주의를 했어야지, 장비를 갖춰야지.”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그 조차도 못하게 합니다. 이윤을 위해 과적을 해도, 불법개조를 해도 봐줍니다. 안전은 비효율이라고 생각하며, 쓸모없는 곳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니 불법을 봐주는 것이 관행이 되었습니다. 재발방지대책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해야할 안전관리를 해운조합에 위탁했었는데, 이제는 안전기술공단을 만들어 안전관리를 하겠답니다. 지금 해운조합 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안전관리를 봐주기한 사람들인데도 재판받고 있는 30명을 안전기술공단의 특채로 뽑았습니다. 정부는 적패를 척결하기는 커녕 쌓아두고 있습니다. 책임자가 처벌이 되지 않으니 계속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세월호 이전에도 재난참사 가족을 만나 본적이 있습니다. 씨랜드 화재인데요, 한 공무원이 씨랜드 허가 요청을 여러 번 거절하자 그 공무원을 좌천시켜버렸습니다. 새로운 담당자가 들어온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는데, 그간 허가를 내주지 않은 공무원을 훌륭하게 생각할 것 같지만, 그 공무원은 한 직을 계속 돌다가 공무원사회에서 왕따를 당하고 퇴직하고 맙니다. 관리감독 인허가를 담당했던 공무원들은 집행유예를 받았고, 실제로 처벌받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도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대구지하철참사는 아직도 대책위원회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구지하철참사가 벌어지고 나서 소식을 들은 가족들이 달려갔더니, 그 지하철은 다른 곳으로 옮겨져 있었고 어디로 옮겼는지 가족들에게 얘기해주지 않았습니다. 갖은 수를 써서 사고차량을 찾아내니 차량은 완전히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고 유품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세월호는 최소한 누가 탔는지 알 수 있었지만, 대구지하철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차량과 유품을 치운 곳을 찾아내 찾아갔더니 시신 6구를 수습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현장을 함부로 침해한 죄로 고소한 대구지하철사장인 대구시장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대책위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책임자는 책임지지 않고 책임자를 처벌해달라는 피해자가 고통 받는 상황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해경이나 청해진해운 등 자신들이 저지른 일의 결과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안전한 사회의 대책을 내놓겠다며 국가안전대진단을 통해 위험요소에 대해 시정조치를 하기 위한 특별예산을 편성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고양시 버스터미널사고가 났습니다. 고양버스터미널도 국가안전대진단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국가안전대진단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경을 없애고 국민안전처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곳은 메르스 사태에도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의 대안으로 안전산업발전방향을 내놓았습니다. 하나는 안전사업의 외주화입니다. ‘언딘이라는 업체에 구조 외주를 주었기 때문에 해경은 아무 구조장비를 갖추지 않았습니다. 구조장비가 없기에 해경이 가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구조하러 온 민간잠수사 등을 돌려보내고 언딘을 기다렸습니다. 안전산업발전방향의 다른 하나는 민간손해보험활성화입니다. 민간손해보험 업체들은 위험요소가 크면 손해를 보니, 위험요소를 꼼꼼히 검토할 것이라는 것이 근거입니다. 활성화 뿐만 아니라 관리감독의 권한도 주잡니다. 안전펀드를 조성해서 안전산업에 투자하겠답니다. Cctv를 설치하고, 로봇이 위험한 곳을 탐색하게 하고, 원격의료를 하겠답니다. 원격의료는 삼성병원에서 열심히 추진하고 있는 의료민영화의 핵심입니다. 이게 되면 삼성SDS의 주가만 엄청 올라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이 중요하다고 하는 순간에 돈벌이의 수단으로 만들겠다고 하는 것이 안전산업발전방향입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한 대책도 세우지 않고, 책임자 처벌을 하지도 않고, 사람들의 안전에 대한 마음조차 돈벌이 수단으로 전환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정부는 여전히 생명보다 돈을 중시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전의 권리는 기업의 이윤이란 명분으로 바닥에 떨어졌는데, 안전의 권리를 지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는 그동안 안전을 권리라고 생각하기 보다 본인의 의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안전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위험한 순간에 위험에 빠지지 않는 것이 안전입니다. 정부와 기업이 안전 의무의 주체이고, 우리는 안전의 권리의 주체입니다. 우리는 안전을 요구해야 합니다. 문제점을 발견하면 요구해야 합니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 기업이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을 처벌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현대중공업의 노동자 8명이 사망했고, 최근 한화케미컬의 노동자 6명이 사망했습니다.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요즘 산재사망사고는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가 당합니다. 왜 그럴까요? 안전장치를 준비하기 보다 위험한 업무를 외주화하기 때문입니다. 조선업종의 물량팀이라는 곳은 5년 전에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물량팀은 가장 나쁜 노동 조건 속에 있습니다. 신원조회를 하지 않는 이 팀은 5분 대기조입니다. 공사를 빨리 마쳐야 하니 가스가 꽉 차 있는 상황에서도 용접을 하러 갑니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노동자의 이야기가 너무나 끔찍했습니다. 기업들은 공사기간을 충분히 잡고, 유해물질을 충분히 없앤 후 일을 진행하는 대신 위험한 작업을 외주화합니다. 책임질 사람이 제대로 책임지게 하지 않으면 변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416연대는 새로운 법안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기업살인법이라고도 부르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과 공무원을 처벌하는 법입니다. 사람의 생명을 중요시하지 않는 것을 처벌하는 것입니다. 이 법안이 만들어지면 제대로 책임지지 않았떤 사람들을 제대로 책임지게 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처벌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요구해야 합니다. 요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어떤 것이 위험요소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가장 위험한 요소는 원전인데, 어떤 상태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37년간 원전 부품에 대해서 잘못된 조사를 해왔다는 기사가 나고 있는데도 사람들이 크게 분노하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위험에 대한 감각이 없습니다.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리가 무너질 거란 상상, 건물이 무너질 거란 상상을 해본 적이 없기에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는 것을 놀랐습니다. 인간이 하는 일에 온갖 비리가 엉켜있고 안전장치를 하지 않는 것이 축적되면 무너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에게는 알권리가 필요합니다. 우리 주변의 위험요소가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동네 위험지도라는 어플이 개발되었는데요, 우리동네에 방사능사용공장이 있는지 없는지, 위험물질을 다루는 기업이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는 어플이라고 합니다. 구미의 불산노출사고, 삼성전자 불산노출사고가 있기 전까지 우리동네에 위험한 곳이 있는지 몰랐던 주민들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동탄 주변 주민들은 삼성전자 불산노출사고 이후 삼성전자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영업비밀이기에 알려줄 수 없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주변에 언제 그런 사고가 벌어질지 모를 유해화학물질을 다루고 있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최근 인천에서 유해화학물질관리와 주민알권리라는 조례가 만들어졌습니다. 주민들이 어떤 것이 위험한지 알아 보고 청구하고, 위험에 대해 알 권리 등을 담은 이 조례는 오랜 노력의 결실이었습니다. 유해물질을 관리하는 위원회가 있고 이 위원회에 시민이 추천하는 위원이 들어가게 되어있습니다.

 

416연대가 안정화되면 주민알권리 조례운동도 확장하면서 직접 참여하고 알고 발언하고 바꿔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보자고 제안드릴 예정입니다. 통제할 때 안전한 것이 아니라 참여할 때 안전합니다. 어떻게 할지 공유하는 것만이 제대로 된 안전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노동자의 권리입니다. KTX가 얼마나 위험한지 노동자는 다 알고 있습니다. 세월호가 출항할 때 세월호가 위험하다는 것을 핵심적인 노동자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알고 있었지만 말하지 않거나 말하지 못했습니다. 한수원을 비롯한 발전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일을 하다 위험요소를 발견하면 40% 정도가 말할 수 없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말해봤자 바뀌지 않는다거나, 말한 나만 불이익을 당한 것이라는 이유였습니다. 노동자는 위험을 알고 있으나 변화 시킬 권리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알고 있는 사람들이 변화를 촉진해야 합니다.

 

철도에서 놀라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신호기오작동으로 인한 사고였습니다. 퇴근하는 노동자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5-6명이 온갖 노력으로 그 열차를 세워서 사고를 막았습니다. 기차를 세우는 동안 책임자들은 보고하는 등의 통화만 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 문제를 다루고 있는 사람이 해결할 수 있도록 하면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알권리는 직접 개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안전업무를 하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어떻게 안전할 수 있는지를 함께 토론해야 합니다. 권리의 주체로서 행동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에서 볼 수 있는 생명의 존엄과 안전의 권리를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함께 지켜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차에 깔린 여학생을 보고 시민 20여명이 차를 들어서 그 여학생을 살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위험에 빠졌을 때 내 문제가 아니야. 이제는 지겨워라고 말하는 대신에 함께 뛰어들어 차를 들어올리는 순간 위험의 피해도 덜 하게 되고, 우리도 자유로워집니다. 우리가 공동체의 마음을 어떻게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괴롭히고 경쟁시키는 게 일상이지만 이런 문제를 함께 공유하고 물어나가는 것이 우리를 지키는 힘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악을 쓰며 유언비언을 퍼뜨리는 단체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 분께 찾아가 물어봤습니다. 유가족이 원하는 법안에서 돈을 달라는 내용이 어디있느냐고요. 그 분이 사람들이 그렇게 착할 리가 없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순간 그 분의 논리가 이해됐습니다. 그 분은 그렇게 살아온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돈만 중요하게 여긴다고 느끼며 살아온 것입니다. 돈보다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믿지 않는 것이죠. 그 순간, 그 분이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서로 마음을 나누면서 세상에 얼마나 착한 사람이 많은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미래이며 희망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살 수 있다는 믿음, 새로운 가치를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연대해나가면서 함께 설 때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힘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가 함께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이제 세월호 참사 이후 생명의 존엄과 안전을 위해 인권선언 운동을 시작합니다. 우리의 권리를 논의하며, 토론을 통해 인권선언문도 만들려고 합니다.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