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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후기

20160616 고양인권학교 4강 역사에서 본 장애인혐오

2016 제2기 고양인권학교 - 4강 역사에서 본 장애인혐오

 

2016 제2기 고양인권학교 마지막 강의는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모니터링센터 윤삼호소장님께서 진행을 해주셨습니다. 강의 주제는 ‘역사에 본 장애인 혐오’였지요.

 

 

최근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로 ‘혐오’라는 말이 이슈가 됐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혐오’라는 말은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혐오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소수자가 어느 정도 파워가 있어야 성립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성혐오’라는 말을 되돌아보면 오늘날 예전에 비해 여권이 신장되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요? ‘흑인혐오’라는 말 역시 노예제 사회에서는 없었습니다. 흑인은 재선처럼 소유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학대나 학살의 대상이었지요. 나중에 흑인이 백인과 동등한 시민권을 갖게 된 후 ‘혐오’가 생기가 되었습니다. 이주민 혐오에 대해서도 국적자이면서도 실업자인 상황에 이주민이 직업을 갖게 되자 더 심각해졌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여전히 비장애인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그래서 장애인 혐오라는 말은 아직은 낯설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번 시간은 역사 속에서 장애인을 학대하거나 학살했던 경우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장애인 학대나 학살은 서양사회가 훨씬 심했고 역사적으로도 뿌리가 깊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 속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 속에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건강하지 않거나 완전하지 않은 신체는 건강하지 않은 정신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이것은 지금의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나타납니다. 영화 속 악인은 장애인이거나 아주 못생긴 사람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우리나라 영화 속에서는 여전히 무서운 것은 귀신이지만 예쁜 존재로 나타나죠. 신체가 완전하지 않다고 해서 악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동양과 서양에서 장애인 인권과 관련한 상태는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서양에서는 장애인 관련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반면, 동양은 여전히 그렇지 않습니다.)

 

고대사회의 장애인 혐오를 더 깊이 들여다볼까요? 그리스에서는 장애 어린이를 야산에 버리는 풍습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장애성인은 죽이지 않았죠. 아마 이 당시에는 전쟁을 워낙 많이 해서 전쟁으로 인해 장애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애성인의 경우도 고대 로마에서 보면 죽이진 않았지만, 격투장에서 싸우게 하는 등 장애에 대해 정의를 하지 않지만 죽이는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중세사회의 장애인 혐오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중세는 종교가 지배하던 사회죠. ‘종교’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생존한 장애인에 대한 태도, 즉 ‘장애 이데올로기가’가 등장하게 됩니다. 장애인은 ‘불결한 자’이거나 ‘구원의 대상’이 되는 것이죠. 불교 역시 장애는 ‘업보’의 결과로 바라보며 중세적 방식으로 장애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세를 지나면서 ‘르네상스’ 시기와 함께 인간중심의 근대사회가 시작되는데요, 르네상스는 중세 이전에 그리스로마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기 때문에 근대까지 장애인 학살은 계속 되었습니다.

 

이제 현대사회의 장애인 혐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현대에도 여전히 고대적 잔재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나치가 유대인을 600만명을 학살했지만, 제일 마지막에 학살 당한 사람이 유대인입니다. 그 이전에 공산주의자, 집시, 동성애자, 장애인 등을 학살했지만 기록에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차우체스쿠의 아이들>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차우체스쿠는 인구가 많아지는 것이 국가부강이라고 생각했고, 낙태를 절대로 못하게 했습니다. 5-6살부터 국가가 보육을 책임지겠다고 아이들을 데려갔고, 나중에 군대를 나이가 되면 군인이 되었습니다. 장애어린이들도 국가가 데려갔는데요, 수용시설에서 폐기된 것 같은 대우를 받았습니다. 1989년에 차우체스쿠의 정책에 의해 큰 청년들이 차우체스쿠를 죽임으로써 전세계에 밝혀진 사실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에 한센인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하며 한센인 학살의 역사에 대해 사회에 알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중세적 잔재들도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종교의 경우가 특히 그러한데요, 조계종에서는 승려법에 따라 장애인은 스님이 될 수 없고, 천주교에서도 신부나 수녀가 되기 어렵습니다. 아시아 최초의 농인 신부 박민서 신부는 미국의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신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는 동양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대우가 더 나빠졌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양은 큰 성찰의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히틀러는 극단적으로 이성적인 사람으로 볼 수 있습니다. 히틀러가 저지른 일들은 유럽의 인식이 극대화된 것이었고,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전쟁도 불사했습니다. 오늘날 ‘이성’은 좋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극대화 되면 폭력적인 요소가 드러날 정도로 겁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나눠 사고해야 하고, 비이성을 전제해야 설명되는 것이 ‘이성’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여성이나 유색인종은 비이성적인 존재라는 이유로 투표권을 주지 않았습니다. 식민지를 점령한 후에 토착종교에서 ‘개종’하여 이성적인 존재로 만들고자 했으며, 이성화되지 않으면 죽어도 되는 것이 ‘우생학’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양적 공동사회에서는 장애인을 측은한 몸이나 정신을 가진 사람으로 봤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장애인은 부끄러운 몸이나 정신을 가진 사람으로 보고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 정신병동 병동 수가 유일하게 늘어가고 있는 사회가 바로 우리 사회입니다. 상대적으로 장애인에 대해 우호적인 동양사회가 변했습니다. 동성애자나 장애인 등은 사회적 상황에 따라 대우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애해방’ 그 날을 위해 장애인단체 안팎의 성찰과 함께 고민을 해 나가야합니다.

 

마지막 강의가 끝난 후, 4주간 모든 강의를 수료해주신 분들께 선물도 나눠드리는 '수료식'을 진행했습니다. 수료식이 끝난 후에는 늦은 시간까지 뒷풀이도 함께 했어요. 고양시에서 더 많은 분들과 함께 '인권'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해나갈 수 있는 날들을 어서 만들어가기를 바라며, 모두들 수고많으셨습니다. 또 만나요 :)